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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연간 박사 배출 ‘2만 명 시대’를 사실상 열어젖혔다. 하지만 학문의 정점에 도달했다는 성취감도 잠시, 신규 박사들이 마주한 현실은 차가운 실업과 저임금 노동시장이다. 학위 취득자는 매년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이들을 수용할 양질의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해 고학력 실업자와 ‘가난한 박사’가 양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2025년 박사 배출 1만 9831명 ‘역대 최다’…26년 사이 3.5배 급증 =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KEDI) 국가교육통계센터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국내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인원은 총 1만 983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999년 5586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26년 만에 약 3.5배나 폭발적으로 증가한 수치로, 사실상 박사 학위가 보편화되는 ‘고학력 인플레이션’ 현상이 극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2025년 기준 대학원 재적학생 수는 35만 7천 명을 넘어섰으며, 일반대학원 박사 과정생 역시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학위 수여 기관이 일반대학원을 넘어 전문대학원 등으로 다양화되면서 박사 공급 과잉에 따른 노동시장 충격은 앞으로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 ‘박사 10명 중 4명’ 연봉 3000만 원 미만…처참한 고용의 질 = 늘어난 박사 인력을 노동시장이 소화하지 못하면서 고용의 질은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발표한 ‘2025년 국내 신규박사학위 취득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신규 박사들의 초기 노동시장 진입 장벽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인문·사회계열 박사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조사 결과 국내 신규 박사 취득자 중 약 40%가 연봉 3000만 원 미만의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저임금 수준을 겨우 상회하는 수준으로, 상당수가 시간강사나 비전임 연구원 등 불안정한 비정규직으로 사회 첫발을 내딛고 있음을 보여준다.
■ 노동시장 미스매치 심각…“국가 차원의 지식 자원 활용 정책 시급” = 전문가들은 대학의 학위 남발과 산업계 수요 간의 불일치가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분석한다. 송창용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박사급 인력이 학계 중심의 경로에서 벗어나 산업계와 공공부문으로 원활히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이행 지원 체계가 강화되어야 한다”며 “고학력 자원의 사장(死藏)을 막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인력 활용 로드맵이 절실하다”고 제언했다.
정부 역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등교육 인력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인 만큼, 전문 인재들이 적재적소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대학 교육과 산업 수요 간의 간극을 줄여나가는 정책적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박사급 인력을 수용할 수 있는 신산업 생태계 조성과 더불어, 대학 밖 연구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전향적인 예산 지원이 국가적 지식 자산의 낭비를 막는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출처 : 한국대학신문